제목 | 도예학과 유의정 교수, 개인전 〈The 백자〉 개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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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실 | 조회수 | 219 | 날짜 | 2024-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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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학과의 유의정 교수가 11월 13일부터 12월 21일까지 개인전〈The 백자〉를 선보인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예술이라 할 수 있는 도예에는 지나온 역사를 통해 다듬어진 상징의 언어와 상상의 구조가 담겨있다."
작가의 말대로, 도자는 당대의 사상과 미감, 생활상과 유행을 색과 형태, 문양을 통해 반영해 왔다. 유의정은 이러한 도자의 속성에 주목하여 혼종적인 시간성을 지닌 작품을 만든다. 그는 활동 초기부터 도자예술과 대중문화를 결합한 실험적 시도를 선보였다. ‘문화적 진실성’을 화두로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도자를 박물관에서 유물이 전시되는 방식으로 제시하여 유물로서의 도자가 지닌 진위와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조각난 도자에 거울을 겹쳐 원본과 복제, 실재와 허상의 경계를 흐리는 실험을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형식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그의 대표적인 표현법은 백자 위에 유약을 흘러내리게 표현하고, 그 위로 과거와 현재의 대표적인 도상들을 덮는 것이다. 유약의 형상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희미해지고 왜곡되는 모습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문화적 상징을 나타낸다.
본 전시에서 유의정은 조선시대에 전성기를 이룬 백자를 모티브로 삼아 동시대성을 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백자는 본래 조선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왕실의 자기이면서도 그 소박한 형태로서 서민들에게 널리 애용되었으며 각 계층별로 청화백자와 철화백자가 주류를 이뤘다. 유의정은 이 같은 맥락을 지닌 백자가 동시대적 시각에서 어떻게 유효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항아리 형태의 〈신-청화백자: 운룡문 보석대호〉 연작은 전통적 위계질서와 현대적 욕망이 교차하는 새로운 미학적 관계를 포착했다. 청화로 그려진 운룡문 아래에 현대의 명품 브랜드 로고와 보석이 공존하는 모습은, 과거와 현재의 가치체계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준다. 조선 초기의 병 양식을 차용하여 장수를 상징하는 모란과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를 그려 넣은 〈신-청화백자: 모란조문 병〉과 〈신-철화백자: 포도문 병〉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흘러내리는 그림 아래 백자의 속살을 드러내듯 부드러운 톤의 컬러는 은은하고 매혹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조선시대 상류층의 문화를 재해석한 작품부터, 조선 말 청화백자 다음으로 발달하며 서민층에서 이용된 철화백자를 재해석한 작품들은 편안한 미감 속에 웅크린 화려함을 제시한다.
한편 백자의 주재료이자 유약의 원료인 고령토로 제작한 평면 작품 〈Poem for clay〉 연작은 도자예술의 본질적 속성을 탐구한다. 유약이 갈라지는 ‘빙열 현상’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들은, 자기에 덧입힌 표면적 욕망을 걷어냈을 때 드러나는 거칠지만 견고한 흙의 존재를 암시한다.본 전시는 조선백자를 둘러싼 여러 맥락을 통해 견고한 전통 위에 성립한 현대성을 포착하려는 시도다. 전시 제목에 붙은 정관사 'The'는 재현이나 복제가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생성되는 문화적 정체성을 상대하는 작가의 선언을 가리킨다. "도자예술의 조형 체계를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동시대 예술의 언어에 응축된 잠재성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유의정의 말처럼, 《The 백자》 전은 전통이 지닌 잠재력이 동시대 예술의 언어로 어떻게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기간: 2024. 11. 13(수) - 12. 21(토) / (일, 월, 공휴일 휴관) ■운영시간: 10:30 – 18:30 (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장소: 갤러리 지우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11라길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