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대학 조형예술학과 잭슨홍 교수가 11월 5일부터 12월 4일까지 갤러리SP에서 《연옥의 사물들》 전시를 개최한다.

오늘날 인류는 기후 위기, 국제 분쟁, 경제적 불평등, 정치의 극단화, 기술 발전이 초래한 인간 소외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넘어 개인의 정서와 일상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며, 불안과 혼란이 일상의 감정으로 자리 잡았다.
잭슨홍 개인전 〈연옥의 사물들〉은 이러한 무너진 세계의 질서 속에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견디는지를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잭슨홍 개인전 〈연옥의 사물들〉은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연옥(Purgatorium)’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단테가 묘사한 연옥은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이 칠죄종(七罪宗, seven deadly sins -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색욕)을 참회하며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 공간이다. 작가는 이 고전적 개념을 오늘날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하며, 구원과 죄의 문제를 개인의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조건 속에서 다시 바라보는데, 기후 위기, 기술의 비인간화, 극단화된 경쟁과 소비, 관계의 단절 등은 현대인이 마주한 새로운 형태의 ‘죄’이자 ‘고통’의 양상이기 때문이다. 본 전시는 이러한 문제들을 칠죄종의 구조에 대응시켜, 관객이 오늘의 현실을 비판적이면서도 사유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잭슨홍은 디자인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형 언어를 통해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변형한다. 일상의 기성품, 가구, 도구 등의 형태를 차용하되, 거칠고 표현적인 조각적 질감을 더해 현실의 불안과 왜곡된 욕망을 드러낸다. 작품은 풍자와 유머를 통해 사회적 모순을 시각적으로 환기하며, 관객이 스스로의 감정과 인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표현 방식은 단순한 현실의 재현이 아니라, 고통과 불안을 시각적 유희로 전환함으로써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냉소와 절망의 감정 너머에서, 예술이 제시하는 사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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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의 사물들》
잭슨홍
2026. 11. 5 (목) – 12. 4 (금)
Gallery SP (용산구 회나무로44가길 30)
Tue–Sat 10am–6pm
주최: 갤러리 SP
기획 및 서문: 김민영
번역: 이지수
그래픽 디자인: 양으뜸
사진: 이의록
작품 제작: 예나루(유성일, 허지영), 블루하이바(김민정, 유혜성), 상상증폭기(조성상)
지원: 양기찬
후원: 서울문화재단